💙취미/ISTJ의 감상평

[영화] 일상에서 계속 생각나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

무택 2025. 1. 30.

안녕하세요 무택입니다 :)

다들 설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 동안 영화, 드라마를 엄청 봤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감상평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어서

포스팅을 진행해보려고 하는데 제 MBTI는 ISTJ예요.

 

그래서 ISTJ의 입장으로 바라본 감상평을 독백 형식으로 하나둘씩 남겨볼까 합니다.

그 첫번째 영화는 2023년에 개봉한 빔 밴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입니다.

 

노래를 작게 틀고 읽으시면 더욱 좋아요

 

 

일상에서 계속 생각나는 영화 '퍼펙트 데이즈'

거울을 닦는 아저씨의 모습
출처 : 키노라이츠

 

이 영화는 도쿄 공공화장실의 인식 개선 프로젝트 일환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원래 도쿄의 공공 화장실은 4K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일본어로 냄새(Kusai), 어두움(Kurai), 무서움(Kowai), 더러움(Kitanai) 이렇게 네 가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서 공공화장실을 새로 만들고 항상 청결하게 관리해 주면서 4K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한다.

 

나는 이 영화에 대한 배경 지식은 그냥 '상을 받고 평이 좋은 영화' 정도만 알고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공공 화장실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아무리 영화라지만 저렇게 좋은 화장실이 있나?'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정보를 찾아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었다.

 

처음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내 감상평은 '영화가 추구하는게 너무 이상적이고 지루한데?'였다.

일반적인 영화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그 흥미에 보답하기 위해서 영화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정말 잔잔한 일상을 보여준다. 주인공 히라야마의 감정선도 흔들림이 거의 없고 흔들릴만한 일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연출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정말 그냥 청소부의 잔잔한 일상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지루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읽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
출처 : 키노라이츠

그리고 영화가 전하고 싶어 하는 의도는 '잔잔한 일상이더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인데 이 의도에는 전적으로 공감을 한다. 하지만 히라야마의 삶에는 공감을 못하겠는 게 히라야마는 다른 사람과 교류가 없는 혼자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루틴을 지킬 수 있고 비교할 대상, 비교당할 대상도 본인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 가족, 친구들과 교류를 하기 때문에 본인만의 루틴을 지키기 힘들고 주변 사람들의 참견과 사회적인 기대로 인해 혼자만의 행복에 빠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나의 예시를 들자면 결혼을 한 상태라면 히라야마처럼 생활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히라야마처럼 사는 것이 나는 부럽다. 자신만의 계획적인 루틴을 계속 지킬 수 있고 소소한 행복만 있더라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 내가 꿈꾸는 삶이다. 하지만 갑자기 병에 걸려 큰돈을 지출하게 된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히라야마처럼 소소하게 살 수 없는 이유이지 않을까.

 

한산한 오후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
출처 : 키노라이츠

 

그래도 나는 이 영화가 좋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자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되는 말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ost도 자주 듣고 스틸컷을 자주 보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속에서 뭉클한 뭔가가 올라온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의 의미인지 영화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인지, 그래서 일상에서 자꾸만 히라야마의 차분한 그 일상이 떠오른다.

 

 

 

마지막 장면의 의미

인자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저씨의 모습
출처 : 키노라이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히라야마의 얼굴을 계속 보여준다.

그 표정에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데 이 장면을 나는 히라야마의 가치관이 흔들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이 생활을 하다가도 주변의 개입(조카, 동생, 직장)으로 자신의 가치관이 맞는 걸까 하는 걱정이 드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그런 순간들은 찾아온다. 그때의 히라야마의 가치관이 흔들리는 장면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느낀 점

처음 영화를 보고 든 생각과는 반대로 이 영화가 정말 잘 만들었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일상 속에서 자꾸 영화의 한 장면들이 떠오르게 한다는 것부터 웰메이드인 것이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도 너무 좋은 의미이기 때문에 정말 이번 연휴에 본 작품들 중 제일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히라야마의 얼굴만 보더라도 뭔가 뭉클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