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ISTJ의 감상평

[도서] 이게 뭐지? 싶은 책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무택 2025. 3. 3.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표지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의 책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책이 첫 하루키의 소설 입문이다. 그런데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삶의 태도가 멋있기 때문이다. 그 태도 중 하나는 옛날에 주호민의 라디오 팟캐스트를 듣던 중 이런 말을 했다. 

"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두 가지 문장만

머릿속에 새기고 있으면 대부분의 인생의 시련을

잘 넘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런 거지 뭐', '그래서 뭐'

"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생겼다면 '그런 거지 뭐' 무덤덤하게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문장과 누군가 나에게 지나치게 책임을 묻는 상황이 생겼다면 '그래서 뭐' 나의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주는 문장.

(실제로 상대방한테 쓰는 건 위험해 보인다.. 머릿속으로만 위안을 삼자)

 

이 문장이 그 당시의 나한테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하루키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소설은 잘 읽지 않기 때문에 하루키의 소설은 한 번도 안 읽다가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그의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이게 뭐지? 싶은 책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이 책은 상당히 짧다.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앉은자리에서 1시간 동안 다 읽어버렸다. 그래서 그런 걸까 소설의 내용이 잘 읽히지 않았다. 후반부는 집중력이 올라가서 잘 읽혔지만 초반부는 시점이 왔다 갔다 해서인지 소설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래서 초반부를 두 번이나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더라..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뭐지..? 이 책'이었다. 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당황의 의미였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해가 되었지만 내용이 잘 와닿지가 않았다. 그냥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고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 뭔가 평양냉면을 처음 접했을 때 물음표가 뜨는 그런 느낌?

 

그냥 주인공이 겪은 일들을 따라가고 주변인물들의 사연을 듣다 보니 소설이 끝나있었다. 아마 내가 초반에 집중하지 않아서 이입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의 감상평을 남기기가 힘들다.

 

 

 

그래도 울림을 주는 문장들

책의 감상평에는 쓸 말이 없지만 울림을 주는 문장들은 있었다.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자는 언젠가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겁을 먹고 있고,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는 영원히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지. 모두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빨리 그걸 깨달은 사람은 아주 조금이라도 강해지려고 노력해야 해. 시늉만이라도 좋아. 안 그래? 강한 인간 따윈 어디에도 없다구. 강한 척할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뿐이야.

 

사람은 물질적인 풍요에 상관없이 불안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 우리가 항상 부자 되기를 원하지만 부자가 된다고 불안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불안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 감정은 다른 것들과 별개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나의 첫 하루키 소설에 대한 감상평은 밍밍하지만 그래도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든다. 그의 소설에서 보여주는 뭔가 가라앉은 분위기, 어두운 분위기가 주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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